동방가라쿠타총지는, 세계 유수의 「동인」들이 넘쳐나는 동방Project에 관하여 전하는 미디어입니다. 원작자인 ZUN 씨를 비롯한 작가들, 작품들, 그리고 그것들을 둘러싼 문화의 모습 그 자체를 끄집어내어 세계를 향해 자랑스럽게 전함으로써, 동방Project뿐 아닌 「동인문화」 그 자체를 더욱 자극하는 매체를 목표로 창간합니다.

     동방가라쿠타총지는, 세계 유수의 「동인」들이 넘쳐나는 동방Project에 관하여 전하는 미디어입니다. 원작자인 ZUN 씨를 비롯한 작가들, 작품들, 그리고 그것들을 둘러싼 문화의 모습 그 자체를 끄집어내어 세계를 향해 자랑스럽게 전함으로써, 동방Project뿐 아닌 「동인문화」 그 자체를 더욱 자극하는 매체를 목표로 창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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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곡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나요?」어레인지 따윈 할 필요가 없는 게 아닌가 하는 문제의식 RD-Sounds(조협종) 인터뷰

RD-Sounds(조협종) 인터뷰 제1회

 동방의 2차 창작에는 여러 형태가 있습니다. 스토리를 토대로 삼은 것, 캐릭터를 토대로 삼은 것, 음악, 세계관, 원 소재, 메타적인 소재까지… 이토록 남김없이 1차 창작=원작의 온갖 부분을 소재로 삼고 있는 2차 창작 장르는 달리 없지 않을까요. 그건 「동방Project」라는 게임이, 어디를 따와도 누군가의 심금을 울리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이번에는 서클 「조협종(凋叶棕)」의 RD 씨에게 동방 곡들을 어레인지 하는 것에 대해, 동방Project라는 작품 그 자체, 등장하는 캐릭터를 보고 느끼는 점 등등 RD 씨 스스로의 「오타쿠 편력」을 언급하면서 책을 들춰보는 형태로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취재는 2019년 12월에 이루어졌습니다.)

취재: 스기에 마츠코이, 사이토 다이치, 니시카와 코요
글: 스기에 마츠코이

「동방Project」의 종합 연출로서의 재미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RD: 
 작곡가 및 편곡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동방 쪽으로는 물론 편곡가입니다만, 일단은 제1회 예대제부터 참가했었고, 2005년의 제2회 때에 악보 책을 선보인 게 서클로는 첫 활동이네요. 2007년 C73에서 앨범『마츠리祭』를 냈었고,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마츠리』의 재킷 일러스트(조협종 공식 사이트로부터)

——예대제 제1회부터 전성기까지, 동방에 빠진 사람들이 늘어날 때에 대한 것들을 류도(龍道) 씨, JUNYA 씨, 비트마리오(ビートまりお) 씨에게 들었는데, 그야말로 폭풍 같았었다고 말씀하셨죠. 그 현장에 계셨던 거군요. RD 씨는 인디 게임을 열정적으로 플레이하시고 있으신데, 먼저 게임으로써 동방Project의 매력을 듣고 싶습니다.

RD: 
 게임에는, 단순히 플레이하는 즐거움 외에도 종합 연출로서의 즐거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종합 연출이라고 하는 건 음악이라든지, 봤을 때 뛰어난 비주얼도 포함한 말이죠. 예를 들자면, 「요요몽」 마지막의 연출 흐름이라든지, 「영야초」전체, 특히 4면에서 레이무와 마리사가 보스로 나오는 부분 같은 경우에는, 음악도, 조작하는 캐릭터가 출연한다는 점이나 배경 같은 것도 전부 멋져서 당시엔 무척 열광했습니다. 그러한 비주얼, 음악, 게임 플레이 전부가 합쳐진 종합 연출이 너무 좋아서 죽겠어요. 최근 작품에서 꼽자면 「귀형수」 6면이네요. 뭐니 뭐니 해도 사상 첫 퇴각전이니깐요. 배경이 역재생 되는 부분은 무서울 정도였죠. 「이돌라데우스(우상의 신)」라는 명칭도 오래전의 슈팅 게임을 떠올리게 하네요. 「제비우스(ゼビウス)」같은 것을요. 그런 느낌으로 연출이 훌륭한 점도 있고, 그 외엔 단순하게 어려운 게임에 도전한다는 매력도 있어요. 역시, 깨지 못했던 스펠 카드를 깬 순간은 엄청 기분 좋답니다.

――난이도가 차근차근 올라가는 레벨 디자인의 즐거움과, 예술이라든지 스토리 등의 종합 연출로서의 즐거움, 두 가지가 게임에 있다는 거군요.

RD: 
 게임의 난이도에는 여러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테이지 클리어 식의 경우, 보스전까지의 공략을 생각해야만 하죠. 각 스테이지에서 ‘여기에선 이 정도 스코어링 해서 익스텐드 한 다음, 이곳을 강행돌파하고…’ 따위의 계획을 생각하는 느낌으로요. 4면까지 잔기를 보존하고, 5면에서 단숨에 다 써버리게 되어서 아슬아슬하게 6면을 돌파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만. 「홍마향」이라든지, 사쿠야 씨한테 얼마나 털렸는지(웃음). 그런 계획들은, 한창 플레이할 때 미스를 내거나 해버리면 엄청 분하지만, 잘 먹혀서 클리어했을 때는 정말 최고의 기분이죠. 예를 들면, 「지령전EX」는 제 경우 클리어할 수 있을 때까지 엄청 시간을 잡아먹어서, 꽤나 이런저런 계획들을 세워보면서 다시 플레이하곤 했습니다. 마지막까지 가면 역시 손이 떨려오지만, 그런 부분도 참을 수 없이 좋네요.

――긴장감의 디자인이 상당히 잘 되어있죠.

RD:
 동방은 스펠 카드를 만들고 싶어서 지금의 시스템이 된 부분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스펠 카드가 아름다운 그림처럼 되어 있는 경우가 많죠. 그런 부분도 무척 근사한 것 같습니다.

―― ZUN 씨는 기본적인 슈팅 게임에 게임 디자인을 여러 가지 가미해 놓았는데요. 그런 게임 시스템들 중 어느 것을 가장 좋아하시나요?

RD:
 좋아하는 걸 3개 꼽아보자면, 먼저 「영야초」예요. 「영야초」의 각부의 두둑두둑하는 느낌이 좋아 죽겠어요. 스테이지 중간엔 고속 모드, 보스전은 저속 메인으로 전환해가면서 우두둑하며 각부가 쌓이는 그 소리가 너무 좋습니다. 다음으로 좋아하는 건 「지령전」으로, 피탄 당하지 않으면 잔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죠. 즉, 봄을 사용해서라도 오래 살아남기만 하면 된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요. 그리고 최근 작품들 중에선 「휘침성」이네요. X2.0【※】이 나올 때는 기분 최고입니다. 최근에는 마리사로 카운터 스톱*을 하는 즐거움을 찾아냈죠. 언제나 전통적으로 레이무만 사용했거든요. 반대로 시스템 때문에 싫었던 건 「성련선」의 UFO네요. 「귀형수」에서 부활하긴 했지만, 그건 「성련선」때만큼 모으는데 제약이 심한 것 같지는 않아서 약간 다른 느낌이네요. 그 외에 「풍신록」은, 피탄당하면 당할수록 스스로를 용서할 수가 없어지고, 봄을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약해지는 점이, 개인적으론 밸런스를 맞추기 힘들다고 느꼈습니다.
* 시스템상 스코어가 표시 한계를 넘어가버려 점수 표기가 그대로 멈추는 현상. 여기서는 스코어가 아닌 잔기(익스텐드) 카운터 스톱을 의미.

【※】 X2.0: 아이템 자동 회수 시 보너스 배율이 맥스인 상태. 「휘침성」에서는, 아이템을 동시에 여러 개 회수하면 득점에 보너스가 붙는다. 60개 이상 동시에 회수하면 최대치인 「X 2.0」보너스가 되어 잔기 조각이 발생한다는 이점이 있음.

――스토리의 관점에서 보자면 어떤가요.

RD:
 「풍신록」까지와, 그 이후로는 꽤 이야기가 변화되었죠. 예전에는, 이변이 일어나면 무녀가 쳐들어가 행패를 부리고, 때려눕히곤 최종적으로 술을 마시고 끝이라는 패턴이었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주인공들이 커다란 음모가 진행되는 중에 이용당하는 패턴이 꽤 많아진 데다가, 한 작품으로는 끝맺음 되지 않는 커다란 흐름 속에 각 작품이 놓여있는 느낌이 듭니다. 단발적인 이변을 본다고 하기보다는, 캐릭터나 세력별로 스토리가 존재해서, 그것을 좇아가는 방향으로 바뀐 게 아닐까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영야초」의 완결 방식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만, 한 방 먹이곤 깔끔하게 끝나든지, 긴 이야기가 되든지, 하는 식의 차이인 것 같아서 단순하게 좋고 나쁨을 비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원곡의 매력과 어레인지를 한다는 것

――ZUN 씨가 “음악을 만들고 싶어서 게임을 만들었습니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원곡의 매력이 필수 요소로 존재하는 게 동방입니다. 그것에 대한 의견을 들려주세요.

RD:
 전 게임 음악으로 길러진 셈이나 마찬가지인데, 처음으로 동방에서 좋다고 느낀 건 「상해홍차관」이었습니다. ‘이 곡 엄청 좋은데’라면서 다음으로는 「메이지 17년의 상하이 앨리스」를 듣고 나서 완전히 빠져버리게 되어서, 홍마향부터 당시엔 최신작이었던 요요몽까지 단숨에 플레이했죠. 그러고 나서 신주의 사이트에 공개되어 있었던 MIDI를 듣고, 완전히 매료되어 버렸습니다. 그 뒤론 그냥 계속 포로예요. 「ZUN 진행」이라고 개인적으로 부르는 코드 진행이 있는데, 거기에 빠져버린 걸지도 모르겠네요. 또, 인상적인 건 「레솔라도라솔」, 이건 세븐 서스 포(7sus4)를 해체한 음으로, 「테마 오브 이스턴 스토리」로써 각 작품의 타이틀 화면에서 쓰이고 있는 멜로디를 말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레솔라도라솔」의 음정인 건 아니지만, 「영야초」 타이틀 화면의 “레솔라도라솔”하는 음이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어서 개인 편의상 그렇게 읽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게 「죽취비상」의 가장 달아오르는 부분에서 사용되고 있어서, 감동할 수밖에 없었죠. 어딘가에서 이 기본 테마가 연주되고 있다는 점이 아름다워요. 약간 일본풍이기도 하고, 약간 중국풍이기도 한데, 그 외에도 오리엔탈, 옥시덴탈이 전부 섞여서, 그런데도 어느 쪽에도 너무 치우치지 않는다는 점이 듣고 있으면 안심하게 된다고 할지, 즐거운 점이죠.

――그렇군요.

RD:
 악기에 포커스를 맞춰보면 피아노네요. 신주는 때때로 절대 연주할 수 없을 것만 같은 폭력적인 피아노 악보를 쓰곤 하죠. 전 그걸 보고 피아노란 악기는 연주하지 못해도 괜찮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웃음). 옛날에, 유명한 작곡가분이 “사람은 숨을 들이쉬지 않으면 노래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언젠가 신주도 “이 피아노는 연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그건 그거대로 연주할 수 없는 피아노인 채로 남아 줬으면 좋겠지만요(웃음).

――소위 말하는 ZUN펫*은 어떤가요?
* ZUN이 작곡한 노래들에 들어간 트럼펫 소리나 그걸 사용한 멜로디를 동방 팬들이 부르는 애칭.

RD:
 트럼펫 소리를 들으면, ‘아아, 신주의 곡이구나’하며 안심합니다. 『유령 악단 ~ Phantom Ensemble』의 후렴구는 세 명이 대충 마음껏 내키는 대로 연주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 곡을 들으며 트럼펫의 훌륭함을 확실히 인식하게 되었죠.

――그런 매력이 있는 원곡을, 어레인지 하는 쾌락이란 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RD:
 아뇨, 쾌락은 그다지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원곡을 듣고 있으면 그걸로 만족하니깐, 전 항상 ‘어레인지 따윈 할 필요가 없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고 있는걸요. 원곡이 가장 훌륭하니깐 이길 수 없고, 이길 필요도 없고, 애초에 승부 따윈 해서는 안 되겠죠. 그렇다 해도 「정말로 아름다운 것을 봤을 때 사람은 어떻게 행동하는가」라는 이야기를 해 보자면, 그런 상황에선 분명 그 아름다움에 압도되어서 침묵하게 되겠지만, 그와 동시에 그 아름다움에 대해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게 되기도 하겠죠. 오타쿠니깐요. “이게 아름답다고!!”라면서. 그런 감정이 있기 때문에, 어레인지를 하는 건 멈출 수 없어요. 그게 쾌락인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매력인지, 홀려버린 건지.

RD:
 홀렸다는 건 그렇네요. 이렇게 말하는 것도 뭣하긴 한데, 어레인지 곡을 들을 필요는 없어요. 원곡을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2차 창작 등의 노출도가 늘어서 일반적인 장소에도 동방Project가 등장하는 기회가 늘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경우엔 뭔가 어레인지 된 게 나오는 경우가 많아 원작 그 자체가 제대로 나오는 게 아니잖아요. 입문은 뭐가 되었든 상관없지만, 제대로 원작에 도달해 그곳이 원천이라는 걸 제대로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동방을 흥하게 해보자!”같은 말을 하는 분들도, 뭐 이해는 갑니다만 저는 딱히 흥하지 않아도 신주만 있다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어레인지 하는 것을 자부하기 시작하는 정도가 늘어난다면 위험하다고 여기고 있어서, 항상 “이건 2차 창작이에요”라고 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2차 창작은, 원작자가 허락하기는 했지만 죄가 되니까요. 단순히 좀 더 원작의 좋은 점을 알아주길 바라는 감정이시군요. 오늘은 일단 원작의 매력에 대해 철저하게 들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환상향 그 자체의 설정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RD:
 환상향은 약간 무서운 점이 있어서, 불길한 모티브를 밝게 묘사하고 있는 게 많은 것 같네요. 예를 들면, (카엔뵤 린)오린 같은 경우 모티브가 엄청 불길하고 섬뜩한 존재잖아요. 단, 캐릭터 본인은 엄청 밝죠. 그러한, 징조가 언짢은 것들을 밝고 스트레이트하게 부딪혀오는 부분이 좋아요. 전 환상향이 평화롭지 않다고 여기고 있는데, 평화롭지 않기 때문에 평화롭다고 할지. 모두들 서로 웃는 얼굴로 날붙이를 겨누고 있는 듯한 분위기가 좋습니다.

――또 하나의 특징이 「잊힌 것들이 흘러들어 온다」는 점이죠. 여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RD:
 최근에 흘러들어 온 것들은, 그다지 잊히지는 않은 듯한 느낌이네요(웃음). 하지만 AIBO* 같은 건, 회상해보면 꽤나 옛날 물건이죠. 그건 둘째 치고, 환상향에 들어갈 수 있는 우사미의 등장으로 약간 이야기가 바뀌기 시작했네요. 또, 잊힌 것들이 환상향에 다다르는 걸 보고, 팬층이 그것에 대해 다시 주목하기 시작한 건 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내쫓겨난 신인 마타라진**(摩多羅神)이 그렇죠. 잊힌 것들이 다다르는 장소라는 건 로망이 있네요. 오타쿠는 예전부터 인권이 없다는 식의 말을 듣거나 해서, ‘저러한 「갈 곳 없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 같은 설정에 약간 동경하는 마음도 있는 걸까’ 하는 생각도 약간 듭니다.
* 동방향림당 2기 8화에서, 향림당에서 기르게 된 로봇견의 상품명.
** 동방천공장에 등장하는 마타라 오키나의 모티브가 되는 신.

――ZUN 씨가 이제껏 봐 온 풍경이나 오타쿠, 동인의 환경 등이 스토리에 담겨 있다는 감촉은 분명 있죠. 슈팅 게임 자체가, 환상향이 만들어졌을 당시엔 잊혀가던 것이었으니깐요. 현실과의 싱크로니시티가 느껴지네요.

RD:
 하지만 어려운 부분은, 신주가 여러 배경을 봐왔던 걸 토대로 환상향이 성립되어 있잖아요. 그 근원을 과연 좇아야만 하는 걸지. 팬이 신주와 같은 세상을 볼 필요가 있는지 없는지의 이야기네요. 원 소재를 통해 같은 배경을 보고 싶다는 기분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제가 보고 싶은 건 어디까지나 신주라는 필터를 통한 세상이니까, 근원을 보고, 어쩌면 그것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할지도 모르지마는, 신주라는 필터를 통하지 않는다면 어쩌면 그 이상의 의미는 없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신주가 뭘 생각하고 있는지 상상해본다고 쳐도, 그 이상으로 나아가는 건 고민되는 부분이죠. 어디까지나 신주가 표현하는 세상만을 보고 있자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픽션은 픽션인 부분을 먼저 봅시다’라는 점이군요. ZUN 씨도, 원 소재에 대해 언급을 피할 때가 있는 반면, 언급할 때가 있기도 하고, 동방과 자신을 겹쳐 보이게 하는 걸 피할 때가 있는 반면, 오히려 의도해서 그렇게 만들 때도 있죠. 그 모호함과 머뭇거림이 태어나게 되는 것 자체가 매력인 면도 있네요. 픽션 레벨의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팬에게 있어서 레이무와 마리사가 감정이입의 대상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둘에 대해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신지.

RD:
 레이무는 누구에게도 평등하며 환상향을 생각하며 행동하죠. 그에 비해, 요괴는 모두들 레이무를 반쯤 장난으로 건드려보곤 그 리액션을 즐기고 있는 구석이 있어요. 마리사는 그걸 흉내 내고 있는 게 아닐지. 마리사가 레이무를 무척 좋아한다는 건 공식 설정인데, 그녀는 레이무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요괴의 행동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네요. 그런 관점으로 보면 레이마리는 힘들 것 같아요. 레이무는 누구에게도 평등하기는 하지만, 예를 들면 코스즈의 경우엔 무작정 지키려고 했다는 느낌이 들죠. 어쩌면 「인간」이라는 계층은 보호 대상으로서 특별 취급 대상이 되어있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그렇게 되면 과연 마리사는 어느 쪽일지. 인간 취급인지 요괴 취급인지가 미묘한 부분, 같은 느낌이 되어있을지도.

――레이무는 원래부터 설정상의 특이점입니다만, 마리사는 감정 이입의 특이점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마리사는 요괴가 될 가능성을 항상 남기고 있으니깐요. 마법사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요괴와 인간, 어느 쪽이기도 한 마리사가 대단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RD:
 어느 쪽이기도 하다는 건, 메타적으론 아마 알맞은 느낌이네요. 무슨 소리냐면, 마리사는 플레이어와 게임과의 중계역이잖습니까. 동방을 기동하는 아이콘은 대체적으로 마리사이기도 하고, 그런 의미로서는 플레이어를 환상에 이끄는 입구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어느 쪽의 편이여도 동등하게 서 있다는 느낌이 드네요. 레이무는 마리사를, ‘인간이지만 인간이 아닌 이상한 녀석’이라는 시선으로 보고 있을지도 모르죠. 인간인 부분은 어느 정도는 무르게 볼지도 모르지만, 요괴인 부분은 평등하게 엄한 대응을 하는 식으로. 반인반요 같은 느낌이 드는 구석이 있어요. 그렇기에, 레이무와 마리사는 더없이 아슬아슬한 밸런스 위에 서 있는 셈이니 언제 붕괴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동방홍마향」 이래의 exe아이콘.

――밸런스군요. 어느 쪽으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장소를 계속해서 걸어나가는 느낌. 입문 편으로 레이무와 마리사를 보면, 동방의 본질이 보이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제2회에 이어짐)

 

한국어 번역/Cifer

「원곡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나요?」어레인지 따윈 할 필요가 없는 게 아닌가 하는 문제의식 RD-Sounds(조협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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