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가라쿠타총지는, 세계 유수의 「동인」들이 넘쳐나는 동방Project에 관하여 전하는 미디어입니다. 원작자인 ZUN 씨를 비롯한 작가들, 작품들, 그리고 그것들을 둘러싼 문화의 모습 그 자체를 끄집어내어 세계를 향해 자랑스럽게 전함으로써, 동방Project뿐 아닌 「동인문화」 그 자체를 더욱 자극하는 매체를 목표로 창간합니다.

     동방가라쿠타총지는, 세계 유수의 「동인」들이 넘쳐나는 동방Project에 관하여 전하는 미디어입니다. 원작자인 ZUN 씨를 비롯한 작가들, 작품들, 그리고 그것들을 둘러싼 문화의 모습 그 자체를 끄집어내어 세계를 향해 자랑스럽게 전함으로써, 동방Project뿐 아닌 「동인문화」 그 자체를 더욱 자극하는 매체를 목표로 창간합니다.

자세히

ZUN 씨의 취업! (배율 2,000배로 타이토에 내정됨) 그리고 학생 최후의 코미케 “제가 직접 게임을 만드는 건 이게 마지막일 줄 알았어요” (히로유키 씨가 드디어 연락을!)

[제3회]

대학생활의 총결산이었던 『동방괴기담』

-대학 후반에는 학점만 문제였던 게 아니라 취업활동도 문제였을 것 같은데요?

ZUN 씨:

 시험공부도 안 했고, 대학 수업도 적당히 보내고, 제가 하고 싶은 것만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취직은 본인 책임이라서 전부 스스로 해야만 했죠. 하지만 입사 지원서는 결국 세 회사밖에 안 냈어요.

-그건 어느 기업이었나요?

ZUN 씨:

 타이토(タイトー)【※1】랑 아틀러스(アトラス)【※2】랑 CRI【※3】. 그래서 타이토에만 붙었습니다. 취직이 완전 빙하기였던 시대라서, 붙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었죠. 타이토만 봐도 1만 명 응모했는데 붙은 건 5명이니까요.

※1 타이토

1953년에 설립된 오래된 게임회사로, 1978년에 발표한 아케이드 게임 『스페이스 인베이더(スペースインベーダー)』는 사회 현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크게 히트했다. 그 뒤로도 『다라이어스(ダライアス)』, 『전차로 GO!(電車でGO!)』 등 수많은 인기작을 낳았다. 현재는 스퀘어 에닉스의 산하에 있다.

※2 아틀러스

1986년에 설립된 게임회사지만, 흡수합병된 기업의 파산 등을 거치며 현재는 세가 게임즈의 완전 자회사로 재건된 상태다. 『진 여신전생(真・女神転生)』시리즈와 거기서 파생된 『페르소나(ペルソナ)』 시리즈가 잘 알려져 있지만, 그 외에도 『고케츠지일족(*또는 호혈사일족, 豪傑寺一族)』, 『세계수의 미궁(世界樹の迷宮)』 등 인기작은 많다.

※3 CRI
정식 명칭은 「주식회사 CSK종합연구소(株式会社CSK総合研究所)」로, 세가의 회장이기도 했던 오카와 이사오(大川功) 씨가 이끈 CSK 그룹의 1회사로서 1983년에 창설. 멀티미디어의 연구개발이나 각종 게임기에 대응되는 미들 웨어를 제공했다. 또한 『에어로댄싱(エアロダンシング)』 등의 게임도 제작했다. 이 회사의 미들웨어 업무는 현재 CSK 세가그룹(CSK・セガグループ)에서 독립된 주식회사 CRI 미들웨어(株式会社CRI・ミドルウェア)로 인계되었다.

-네~?! 바늘구멍이잖아요.

ZUN 씨:

 뭐 그래도 제 경우엔 대학 4년 간 계속 게임을 만들었으니, 작품을 제공하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생각은 있었습니다.

-1998년 12월에 발표된 PC-98판 「동방」의 최종작인 『동방괴기담 ~ Mystic Square(東方怪綺談 ~ Mystic Square)』【※】는 학생 생활의 총결산에 해당되는 작품이라 생각합니다만, 어떤가요?

※『동방괴기담 ~ Mystic Square』

1998년 12월 코믹마켓에서 발표된 PC-9801용 종스크롤형 탄막 슈팅게임. 「동방Project」의 제5탄으로, PC-98판 「동방」(동방구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플레이어 기체로 레이무와 마리사에 더해서 지금까지의 과거 작품에서 최종 보스였던 미마와 유카도 선택 가능할 뿐 아니라, 과거 네 작품의 BGM도 거의 전곡을 들을 수 있는 등 PC-98판 「동방」의 집대성이라 할 만한 내용을 가졌다.

ZUN 씨:

 제가 직접 게임을 만드는 건 이게 마지막일 줄 알았죠. 학생 같은 기분에서 졸업하고, 이제부터는 회사에서 게임을 제대로 만들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학생시대 마지막인 『괴기담』을 냈을 때엔, 동인 서클로서는 어느 정도 인기가 있었나요?

ZUN 씨:

 그럭저럭 높았죠. 잡지의 『게임 랩(ゲームラボ)』【※】에 소프트를 소개하는 기사가 실려서, 그걸 보고 와 준 사람도 있었거든요. 게다가 4회 연속으로 코미케에 나갔다 보니 단골도 있었고요.

※『게임 랩』
산사이북스(三才ブックス)가 1985년부터 발행하던 잡지 『백업 활용 테크닉(バックアップ活用テクニック)』이 1994년에 리뉴얼된 『게임 랩』으로 새로 창간되었다. 2017년에 휴간했지만 2018년에 부활했다. 컴퓨터 게임의 개조 등 마이너에 가까운 내용 외에, 동인게임의 소개 기사도 게재되었다. (사진은 산사이북스에서 발췌)

 

-서클 배치는 어디쯤이었나요?

ZUN 씨:

 『괴기담』 때엔 상석(誕生日席)【※】이었어요.

 PC-98 시절엔 재미있었죠. 특히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취직할 때 프로그래머를 고른 것도 프로그램이 가장 재미있었기 때문이거든요. 프로그래밍은 컴퓨터 전체를 지배하는 듯한 느낌을 맛볼 수 있는 게 재미있단 말이죠.

 …그건 그렇고, 히로유키 씨가 아직 안 오는데 괜찮은 건가요?

※상석(*원문을 직역하면 ‘생일 자리’로, 파티 등에서 생일인 사람이 앉는 자리라는 뜻)

코믹마켓이나 예대제 등의 동인즉매회에선 참가 서클이 앉는 테이블이 “섬”이라 불리는 직사각형 모양으로 늘어서 있다. 인기가 있어서 손님이 모일 만한 서클은, 정리의 편의상 넓은 통로와 접한 직사각형의 모퉁이 자리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배치를 “상석”이라 부른다. 참고로 더욱 많은 수의 손님이 오리라 예상되는 서클은 “섬”의 바깥에 있는 건물 벽 쪽에 배치된다.

-히로유키 씨에게선 “으헤헤, 가고 있습니다” 하는 메시지가 SNS로 와 있군요. “으헤헤” 좋아하시네!(웃음)

음악과의 만남

-여기까지 음악 얘기가 전혀 안 나오고 있는데, 음악에는 언제부터 관심을 가지셨나요?

ZUN 씨:

 음악은 어릴 적부터 좋아했습니다. 집에 오르간이 있어서, 그걸 자주 치곤 했죠. 그리고 학교 음악실에 있는 악기를 마음대로 만졌다가 선생님께 혼나기도 했습니다(웃음).

-그건 즉흥적으로 치신 건가요? 아니면 악보를 보고?

ZUN 씨:

 악보도 연주했죠. 부모님께 “악보 사 줘” 하고 졸랐더니 사 주셨는데, 그게 소지로(宗次郎)【※】의 『대황하(大黄河)』였습니다.

※소지로

1954년 군마현 출생. 본인이 직접 만든 오카리나를 사용해 세계의 명곡이나 오리지널 곡을 연주하고 있다. 1986년에 방송된 NHK 특집 『대황하』의 음악을 담당하여 일약 주목을 받았으며, 그 외에 영화음악 등도 다루고 있다.

-어린이가 치기에는 꽤 구성진 선곡인데요, 왜 소지로였나요?

ZUN 씨:

 부모님이 사 주셨으니까(웃음). 굳이 말하자면, 키타로(喜多郎)【※】라는 음악가 아세요? 그 사람이 노년에 나가노의 야사카(八坂) 촌이라는 산속에 살게 되는데요, 그 야사카 촌이 우리 어머니의 친정이에요.

※키타로

1953년 아이치현 출생. 신시사이저 여명기인 1970년대부터 신시사이저 연주자로서 활동 개시. 1980년부터 방송된 NHK 특집 『실크로드(シルクロード)』의 테마곡을 크게 히트시킨 뒤, 신시사이저 사운드를 일본에 보급시키는 주역 중 한 명이 되었다. 2001년에는 앨범 『Thinking of you』로 그래미 어워드를 받았다. 키타로 씨는 1980년부터 약 10년 간, 나가노현 옛 야사카 촌(현 오마치(大町) 시)에 거주하며 악곡을 제작했다.

-그랬군요!

ZUN 씨:

 그런 이유도 있어서, 어린 시절부터 자주 키타로의 곡을 들었습니다. 그 시절엔 키타로나 소지로 이외에도 일본의 민속적인 음악을 신시사이저 등으로 현대적으로 어레인지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 곡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히메카미(姫神)【※】도 좋아했고요. 음악은 그 영향이 크네요.

※히메카미
1980년에 신시사이저 연주자인 호시 요시아키(星吉昭) 씨 등 4명이 밴드 「히메카미 센세이션(姫神せんせいしょん)」을 결성. 『안쪽의 좁은 길(*오쿠노호소미치, 奥の細道)』, 『히메카미 전설(姫神伝説)』 등의 앨범으로 일본의 풍토나 도호쿠(東北)의 문화와 전자음악이 융합된 독자적인 세계를 만들어 냈다. 1984년에 밴드를 해산한 후, 호시 요시아키 씨의 솔로 유닛 「히메카미」로서 활동을 개시. 2004년에 호시 요시아키가 사거한 뒤엔 장남인 호시 요시키(星吉紀) 씨가 「히메카미」를 계승하고 있다. (사진은 『안쪽의 좁은 길』, 히메카미에서 발췌)

-그 외의 팝이나 클래식은?

ZUN 씨:

 둘 다 거의 안 들었네요. 대학생이 되고선 약간 폼나게 재즈가 좋아졌지만요. 가끔 재즈바에 가 보기도 하고요.

-대학에서 악기 연주 같은 건 안 하셨나요?

ZUN 씨:

 안 했어요. 중학교 때엔 취주악을 하느라 거기서 연주했지만요.

-취주악에서 악기는 무엇을 하셨나요?

ZUN 씨:

 트럼펫입니다.

-원조 “ZUN럼펫(ZUNペット)【※】”이군요(웃음).

※ ZUN럼펫

「동방」 팬 사이에서는 ZUN 씨의 곡에 쓰이는 트럼펫의 독특한 음색이나 멜로디를 가리켜 “ZUN럼펫”이라 부른다. 『UNDERTALE』의 제작자인 토비 폭스 씨도 해당 작품의 악곡에서 ZUN럼펫을 리스펙트하고 있다.

ZUN 씨:

 트럼펫은 취주악 중에서 동경받는 악기니까요. 기왕 한다면 취주악의 꽃을 하자 싶어서.

(제4회에서 계속)

 

진행자/사이토 다이치(斉藤大地)

글/이토 세이노스케(伊藤誠之介)

카메라맨/후쿠오카 료지(GEKKO)) (福岡諒祠(GEKKO))

한국어 번역/Chlorine

ZUN 씨의 취업! (배율 2,000배로 타이토에 내정됨) 그리고 학생 최후의 코미케 “제가 직접 게임을 만드는 건 이게 마지막일 줄 알았어요” (히로유키 씨가 드디어 연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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