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영겁 저주받지 않으실래요?」2차 창작자가 되는 것에 대한 각오 RD-Sounds(조협종) 인터뷰

RD-Sounds(조협종) 인터뷰 제3회

(취재는 2019년 12월에 이루어졌습니다.)

취재: 스기에 마츠코이, 사이토 다이치, 니시카와 코요
글: 스기에 마츠코이

부디 당신에 대한 꿈을 꾸는 것을 허락하길 바라며

――동방을 고찰할 때 「인간이란 점」은 무척 재밌는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동방 세계관 속에 있는 인간과, 동방을 좋아하는 인간. 관측자를 설정하기도 하는 RD 씨는 동방의 바깥에 있는 저희들이 동방을 좋아한다는 점에 대해 생각하면서 작품을 만든 적이 있으신가요?

RD:
 플러스의 의미로도, 마이너스의 의미로도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옛날 작품 중에서, 인간이기 때문에 같은 곳에 머무를 수 없다는 감정을 담아 만든 게 있습니다. 좋아한 장르로부터 불가피하게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도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을 가미해, “당신은 언제까지 이 세계에 있는 게 가능할까요?” 하는 질문을 던져봤죠. 그 대상이 인간이기에 가능한 질문이겠네요. 요괴 같은 존재들은 분명 줄곧 같은 세계에서 있는 게 가능할 테지만 인간은 아마도 변화해가는 존재이기에, 그러한 부분들이 인간다움과 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방이라는 작품 자체가 꽤나 경계선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니까요. 인간과 요괴, 창작자와 비창작자. 그런 것들 모두가 동방에 대부분 녹아들어 가 있죠. 보통 작가라고 하면 팬이 그런 입장에 설 수 있다는 건 생각지도 않는 법입니다만, 동방에선 ZUN 씨가 스스로의 의사로 동등한 입장으로 내려오거나 하지 않습니까. 그 때문인지 경계선이 무척 혼탁해져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RD 씨의 작품, 특히 「카타리」 등에서는 픽션이라는 점의 동방과 마주하면서, 마지막엔 그것들과 마주하고 있는 우리들은 인간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죠.

RD:
 단지, 인물이나 뭔가에 대한 메시지를 메인으로 삼고자 하면 동방은 어떻게 하든 소비되는 소재가 되어 버리죠. ‘메시지를 위한 2차 창작이 되어버려도 괜찮은 걸까’, ‘그런 걸 할 수 있는 건 신주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되네요. 그런 주저하는 마음은 소중하다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실제론 어떨지.

――동방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람인 RD 씨와, 작품을 빈틈없이 만들고 싶어 하는 RD 씨가, 어떤 의미론 공존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공존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나 할지. 서로 싸우고 있는 셈이군요.

RD:
 예를 들어 「타토에(喩)」의 얘기를 해 보자면, 「타토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죠. 첫 번째는 집합이라고 할지. “하쿠레이 레이무는 어떤 캐릭터인가요?”라고 물어보면 다양한 대답이 돌아올 테지만, 모두들 약간씩이나마 미묘하게 다를 겁니다. 그런 미묘하게 다른 부분을 쌓아 올려가 보면, 분명 하쿠레이 레이무로서 손색없는 무언가 완벽한 게 나올 거라 생각해요. 그건 아마, 그 대답이 극한까지 도달해도 분명 변하지 않을테죠. 그렇기에, 반대로 가장 하쿠레이 레이무가 아닌 부분까지 나아가는 걸 목표로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쿠레이 레이무로서 손색없는 뭔가가 보였다고 한다면, 그게 어쩌면 하쿠레이 레이무일테니까요. 절대로 잃어버리지 않는 것, 신성한 것을 추구했다는 느낌이네요. 또한 가장 신성한 것을 제시해 두고, 그것을 누구도 건드리지 않았으면 하는 감정과, 그럼에도 그것에 대해 이것저것 생각하고 싶다는 두 번째의 감정을 동시에 노래한 것이 가장 마지막 곡인 「핼로, 마이 프렌드.」입니다. 꿈속에서 상상하는 당신은 누구에게도 간섭받을 일 없이 영원하며, 고유하다는 감정. 하지만 그와 동시에, 부디 당신에 대한 꿈을 꾸는 걸 허락하길 바라는 감정을 담은 것이 「타토에」입니다. 모든 2차 창작은 아마 허락되지 못하겠지만, 그와 동시에 모든 2차 창작은 긍정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건 이기주의겠죠. 「타토에」는 무척 자기중심적인 작품입니다.

『타토에』의 재킷 일러스트(조협종 공식 사이트로부터)

――이기주의는 다양한 사람들이 말하는 단어이기도 합니다만, 그것을 정말로 작품 속에서, 이 정도까지 긴장감을 지니며 만들고 있는 2차 창작자는 아마 다른 장르에선 나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건 동방이기에 가능한 장르로서의 강고함이겠네요. 이 정도까지 주관이 드러나 있어도 동방이라 할 수 있다는, 신을 시험해본들 신은 죽지 않는다는 강인함이라 생각합니다. 약간 이야기의 주제를 돌려보면, RD 씨가 주목받고 있는 건, 창작자로서 캐릭터가 확고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만든 작품들에서 보이는 RD 씨의 인물상이 확실하기에 아무래도 모두들 신경 쓰이는 거겠죠.

RD:
 그런 건 환상이네요(웃음). 환상으로 남겨두는 게 좋지 않을까요.

――환상에 대해서도 밝히고 싶은 사람과 밝히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죠.

RD:
 전 밝히고 싶지 않은 쪽이네요. 이 자리에 신주가 없어서 정말로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웃음). 절대 신주와 같은 장소엔 있고 싶지 않아서, 곁에 없기를 바라요. 신성한 것은 신성한 채로 있는 게 좋으니까요. 하지만, 때때론 당신에 대해, 당신이 만드는 것에 대해, 꿈을 꾸는 걸 허락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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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창작 하는 것을 멈출 수 없어

RD 씨가 보컬들의 디렉션을 볼 때, 반드시 적는다는 “괴문서”의 일부. 설정이나 상황 등이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원작자와 무척 거리가 가까운 동방이기에 더욱 근사한 마음이라 생각합니다. 노래 부르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지니고 있나요? RD 씨의 디렉션은 조금 독특하다는 말을 들었는데요.

RD:
 저는 디렉션 할 때 쓰는 글을 다른 분들과 비교해서 꽤나 길게 적는 모양이에요. 개인적으론 「괴문서」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먼저 당연히 원곡에 대한 걸 적고 나서, “이 캐릭터는 이런 캐릭터로, 이런 상황이니까 이렇게 저렇게 한다는 느낌으로”라는 식으로 글을 대략 10~15줄 정도 채우고 난 뒤, 이어서 “A멜로디는 이렇게” 하는 식으로 이어가는데, 이전에 “이런 걸 적는 분은 RD 씨밖에 없어요”라는 말을 들었죠.

――그렇겠죠(웃음).

RD: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것들을 하지 않는 쪽이 이상한걸요. 노래한다면 역시 그 캐릭터나 상황에 맞춰 불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법이잖아요. 전 목소리를 듣고 미리 역할을 정해 놓고 가사를 써서, 「이 사람의 목소리로, 이런 상황에서」 하는 식으로 기대하며 노래를 부탁드리기에, 그렇게 하기 위한 설정이나 상황 설명은 필수적이라 여기고 있어요.

――예를 들면 RD 씨가 메라미팝 씨를 기용할 때는 특징적인 노래들이 나오죠. 그러한 부분은 정성 들여 디렉션을 보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고 느껴지네요. 또, 란코(ランコ) 씨에 대한 디렉션도 무척 좋아요.

RD:
 란코 씨는 힘찬 목소리라 오니 같은 분위기의 곡들을 부탁드리는 일이 많아서, “파워풀하게 불러주세요”만 잔뜩 쓰게 되네요.

――미리 보컬을 배정해 둔다는 느낌은 크게 받았습니다. nayuta 씨에 대해서도 그런 느낌인가요.

RD:
 nayuta 씨가 대단하다 느끼는 부분은, 제대로 글을 읽어주시고 나서 전부 확인하거나 조사하는 등, 스스로 깊게 생각하고 나서 대응해 주셔서, 그런 진지한 부분이 대단하다 느끼고 있습니다. 아마 원래부터 nayuta 씨는 플랑드르에 대한 애착이 있는 것 같아서, 플랑의 곡을 부탁한다면 nayuta 씨라고 정해두고 있네요. 그런 느낌으로 “배역은 반드시 누구누구가~”라며 말하고 있긴 하지만, 반대로 그런 부분에서 소재가 생기게 되는 경우도 있죠. 예를 들어, 마리사의 목소리 배역을 부탁드리는 사람이 아닌, 다른 분에게 마리사를 담당하도록 부탁드린다 한다면, ‘그건 대체 누가 어떠한 시점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걸까’라는 점에서 시작해 발상을 넓혀간다는 느낌입니다.

――보컬리스트분이 상정하고 있던 것과 다른 경우도 대비하고 있다는 부분이 무척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창작을 하는 사람의 “힘”이라는 게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몇 종류 되는 힘 중 하나가 생각하고 있던 것들과 다른 것이 나왔을 때의 대응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공식이 다른 해석을 내놓았을 때 그에 대해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지 없는지 등. 2차 창작뿐만 아니더라도, 뭔가 문제가 생겼을 때 그걸 창작의 새로운 양식으로 삼을 수 있는지 하는 부분은 창작자가 가지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방에서, 게임이 아닌 곳에서 새로운 설정이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경우엔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나요.

RD:
 예를 들면 『영나암』은 독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지만, 대단한 작품이었네요. 그렇지만, 『영나암』을 읽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것들만 만든다는 건 게임으로서의 동방을 좋아한다는 부분과 상충될 것 같아요. 어려운 부분이죠. 단지, 원작의 모든 정보는 절대적이니 어떤 매체라 해도 예전 설정을 덮어쓰는 게 나온 경우엔 그걸 따르는 것 이외의 방법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 RD 씨라는 인물을 모른 채 이 인터뷰를 읽으며, 처음으로 알게 된 분들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뭔가 그런 분들이 들어줬으면 좋을 거라 생각이 드는 작품이 있나요?

RD:
 「사사게」네요. 100% 이거밖에 없어요. 그 CD에는 조협종이라는 서클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기 쉽게 담겨 있습니다. 한 번 코믹 마켓에서 신주와 배치가 이웃한 적이 있었는데, 인사를 나누지 않는 것도 실례라고 생각해서 CD를 들고 찾아갔었죠. 그때 가져갔던 것도 최신작이 아닌 「사사게」였습니다. 그때, 대화를 나눌 수 있던 거에 감격해 울 뻔도 했네요. 하지만 아까 말했던 대로, 본심을 말하자면 만나고 싶지 않았던 듯한 기분도 들어요. 얼마 전에 상하이에서 라이브가 있었을 때, (생방송으로) 신주가 보고 있었잖아요. 마리오 씨였나 누군가에게 “조협종이란 한자는 어떻게 읽는 거야?”라고 물어봤다는 것 같던데, 역시 신주라고 느꼈죠. 아마 조협종의 읽는 법을 모르나 보다 싶더군요(웃음). 그런 점이 최고로 좋아요.

『사사게』의 재킷 일러스트(조협종 공식 사이트로부터)

――읽는 법을 몰라도 괜찮다는 거군요. 그때 RD 씨 동요하셨죠(웃음).

RD:
 그도 그럴 게,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는걸요. 신주가 보고 있다고. 올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였다면 또 말할 거리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고요.

――슬슬 마무리할 시간이 되었는데요, 이후로 RD 씨가 어떤 활동을 이어갈 계획인지 들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RD:
 다음으로 30번째 작품이 됩니다(취재는 2019년 12월에 이루어졌습니다). 만들고 있는 도중에, 이후 조협종 활동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봤었는데, 여러모로 생각한 결과 역시 환상과 마주 보고 싶습니다.

30번째 작품 『彁*』의 재킷 일러스트(조협종 공식 사이트로부터).2019년 말 코믹 마켓 97에서 배포. *일본어 한자의 디지털 표기 규격화를 하던 도중에 등록된 출처가 불분명한 한자 중 하나. 읽는 법이 존재하지 않으며, 그러한 이름 자체가 앨범의 테마인 환상과 이어짐.

――”앞으로도 환상과 마주 보고 싶다”, 훌륭하시네요.

RD:
 끝이 있다는 건 아름답고, 깨끗이 끝나면 아름답죠. 질질 계속 이어가는 것보다는 그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끝내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 때도 몇 번이나 있습니다만, 막상 제작에 들어가면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곤 하죠. 아마, 저주받은 거 아닐까요(웃음). 그렇기에, 앞으로도 조협종은 저주받으며 활동을 이어갑니다. 아마 미래영겁 풀리지 않을 저주예요. 인터뷰의 취지는 “젊은 연령층의 분들에게 2차 창작의 매력을 이야기한다”라는 부분이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그렇다면 전해드리고 싶은 한 마디는, “저주받는 것이 매력이랍니다”. 그렇기에 저주받아 주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 사이트를 찾아 주시는 분들은 저희들의 예상보다도 더 어린 연령층의 분들이니까요. 그 아이들도 아마 지금은 그 말의 의미가 전해지지 않아도, 나중에는 이해가 갈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RD:
 쐐기처럼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네요.

――그게 가장 좋을 테죠.

RD:
 이 인터뷰도 받아들여도 되는 건지 무척 고민했는걸요. 무척 시비 거는 듯한 표현이라 죄송하지만, 2차 창작자가 인터뷰를 받게 되는 세상 따윈 이미 끝난 세상입니다. 하지만, 이 인터뷰를 누가 읽어줄지 생각해봤습니다. 읽지 않아도 될 제 이야기를 읽어주는 분이 있다면, 아마 그분은 2차 창작에 흥미가 있든지, 2차 창작자가 되고 싶은 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분들에게 “그건 저주와 같으니 각오하시길”이라며 말하면서 동시에, 2차 창작 따윈 아마도 할 필요가 없다고, 그런 걸 하기 이전에 먼저 하늘을 바라봤으면 좋겠다고 말해두는 건 큰 의의가 있을 거라고 느낍니다. 그럼에도, 하는 걸 멈출 수 없는 느낌이라고 할지, 그런 부분이 아마도 소중한 게 아닐까요.

 

한국어 번역/Cifer

【칼럼】마지막으로, RD 씨가 소장한 동인지를 보며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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