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의 게임 제작은 “수수께끼 풀이 같은 것”?! ZUN 씨 최초의 코미케 참가와 최초의 「동방」(진행자 히로유키 씨는 1시간 지각 중)

[제2회]

PC-98판 「동방」의 탄생

-프로그램은 독학했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습득하신 건가요? 기합으로 하셨나요?

ZUN 씨:

 당시엔 게임을 위한 프로그래밍 서적 같은 건 거의 없어서, 게임을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되는 정보가 좀처럼 없었단 말이죠. ‘난 그림을 보여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고 싶은데!’ 하는 식으로요.

 그럼에도 게임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가 가끔씩 실려 있는데, 거기에 소스 코드도 나와 있어서 그걸 살짝 만지면 “여기가 이어져서 이렇게 되는구나” 하게 되죠. 그리고 하드웨어의 설명서를 보고나서는 “여기 있는 메모리를 만져서 이렇게 되는구나” 하는 걸 점점 알게 됐어요.

 그러니까, 요즘 말하는 수수께기 풀이 같은 거예요(웃음). 해답은 이 책 어딘가에 있으니, 하나하나 조사해서 이어 나가면 된다는 식으로요.

-꽤 착실하게 진행되는 작업이네요.

ZUN 씨:

 하지만 그 자체가 정말로 재미있어 죽겠던 거예요. 지금처럼 하드웨어가 복잡해지면, 그런 건 어지간해선 할 수 없겠지만요.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기계어【※】에 이르렀습니다. ‘C언어에게만 맡길 수는 없어’ 하는 생각이 들어서, 여러 가지를 어셈블러로 썼었죠.

※기계어

컴퓨터의 동작을 기술하는 프로그래밍 언어의 일종으로 “머신 랭귀지”라고도 불린다.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처럼 인간이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CPU가 이해 가능한 명령을 어셈블리 언어(어셈블러)로 직접 기술한다. 컴퓨터에 관한 깊은 지식이 필요하지만, 빠른 속도의 프로그램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성능이 낮은 시대의 컴퓨터에는 곧잘 사용되곤 했다.

-게임을 스스로 만들게 된 ZUN 씨가, 1996년 11월에 완성시킨 것이 PC-98판 「동방」의 첫 번째 작품인 『동방영이전 ~ Highly Responsive to Prayers(東方靈異伝 ~ Highly Responsive to Prayers)』 【※】입니다.

※『동방영이전 ~ Highly Responsive to Prayers』

1996년 11월에 발표된 PC-9801용 소프트웨어로, 「동방Project」의 제1탄. 이 작품은 슈팅게임이 아닌, 무녀인 하쿠레이 레이무(博麗靈夢)(Windows판 「동방」의 레이무(霊夢)와는 이름 표기가 다르다)를 조작하여 음양옥을 받아 쳐서 패널을 뒤집고 적을 쓰러트리는 형식으로, 블록 격파를 발전시킨 스테이지 클리어형 액션 게임이다.

ZUN 씨:

 대학교 2학년 문화제의 동아리 발표회에 『영이전』을 냈습니다.

-1학년 때엔 무엇을 내셨나요?

ZUN 씨:

 1학년 때의 문화제에는 『영이전』의 프로토타입을 냈죠. 아직 캐릭터 같은 건 없고, 게임 시스템만 있는 상태로. 2학년 문화제 때에, 작년에 만든 게임에 캐릭터나 음악을 더해서 제대로 된 모습으로 갖추어 낸 것이 『영이전』입니다.

-『영이전』은 꽤 별난 게임이죠. 블록 격파이기도 하면서, 슈팅이기도 하면서, 핀볼 같기도 하고요.

ZUN 씨:

 그건 결국, 슈팅을 만들고 싶은데 아직 거기까지 프로그래밍 기술이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죠. 그림이 있고, 캐릭터를 움직이고, 음악이 흐르는 걸 대강 전부 시험해 봤더니 그렇게 됐어요. 그러니까 정말로 습작이죠.

 어쨌든, 한번 완성할 때까지 만들어 보니 ‘이래선 안 되겠군’ 하는 부분이 잔뜩 보였습니다. 그래서 다음엔 겨우겨우 슈팅게임을 만드는 거죠.

칼럼 『동방영이전』의 수수께끼

코믹마켓 첫 참가

-두 번째 작품인 『동방봉마록 ~ the Story of Eastern Wonderland(東方封魔録 ~ the Story of Eastern Wonderland)』【※】으로 지금의 「동방」까지 이어지는 종스크롤 슈팅 게임이 등장합니다.

※『동방봉마록 ~ the Story of Eastern Wonderland』

1997년 8월의 코믹마켓에서 발표된 PC-9801용 소프트. 「동방Project」의 제2탄으로, 원작 게임의 기본 스타일인 “종스크롤형 탄막 슈팅”의 첫 작품이다. 플레이어 기체는 레이무뿐인데, 4면(게임은 총 5면)의 보스로 마리사가 처음으로 등장한다.

ZUN 씨:

 『영이전』을 만든 때는 아직 스크롤을 못했어요. PC-98로 화면을 스크롤시키는 게 또 굉장히 힘들거든요. 다른 여러 게임을 보고 ‘이렇게 스크롤시키는 건가?’ 하고 추측하거나 해서 방법을 흡수했습니다. 기술은 훔쳐서 익힌다고나 할까요.

-그런 노고 끝에 『봉마록』이 완성되었을 때의 기분은?

ZUN 씨:

 완성시키는 것만으로도 필사적이었던지라, 다 만든 뒤에는 왠지 불만스러운 마음이 있었죠. ‘더 할 수 있는데’ 하는.

-『봉마록』이 발표된 건 1997년 8월 코믹마켓이죠. 코미케에 참가하고자 한 계기는요?

ZUN 씨:

 『영이전』을 만들었을 때, 서클 선배에게서 “겨울코믹 신청해 뒀으면 좋았을 걸” 하는 소리를 듣고 비로소 코미케의 존재를 알았습니다.

 그래서 다음해의 여름코믹에 신청해서 거기에 『영이전』을 내자고 얘기가 됐는데요, 여름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었기에 새로운 게임을 만든 게 『봉마록』입니다. 그래서 여름코믹에는 『영이전』과 『봉마록』 두 작품을 동시에 낸 거죠.

-혹시 참가하기 전해의 겨울코믹에는 가셨나요?

ZUN 씨:

 안 갔네요. 그래서 처음으로 간 코미케가 서클 첫 참가입니다.

-코미케에 처음 가 보니 어떠셨나요?

ZUN 씨:

 코미케 카탈로그 만화 리포트 같은 걸 읽고 “코미케는 이런 축제구나” 하고 생각했는데요, 동인 게임 구역은 그렇게 사람이 많은 것도 아니더군요(웃음). 하지만 저의 게임은 금방 팔렸어요. ‘의외로 팔리네’, ‘즐겁다’ 등, 그런 느낌이었네요.

-본인이 만든 걸 눈앞에서 사 가는 즐거움을, 거기서 맛보신 거군요.

ZUN 씨:

 그래서 다음 겨울코믹에도 내려고 새로운 게임을 만들었죠. 그랬더니 “여름코믹에서 샀는데, 재미있었어요” 하는 사람이 와 줘서 또 팔렸어요. 그래서 다음도, 그 다음도 한 작품씩 냈습니다.

-두 번째 작품부터 다섯 번째 작품까지는 굉장한 속도로 만들어졌죠. 『봉마록』에서 다음 『동방몽시공 ~ Phantasmagoria of Dim.Dream(東方夢時空 ~ Phantasmagoria of Dim.Dream)』【※1】까지는 4개월밖에 비어 있지 않고, 그 뒤로도 여름에 『동방환상향 ~ Lotus Land Story(東方幻想郷 ~ Lotus Land Story)』【※2】을 발표하셨죠. 겨울 코미케에서도 발표해서 1년에 두 작품의 페이스로 내셨습니다.

※1 『동방몽시공 ~ Phantasmagoria of Dim.Dream』

1997년 12월 코믹마켓에서 발표된 PC-9801용 소프트. 「동방Project」의 제3탄으로, 좌우로 분할된 스테이지에서 플레이어 기체와 적 캐릭터가 각각 탄막슈팅을 플레이하는 대전형 게임이다. 레이무, 마리사 등 7+2 캐릭터를 기체로 선택 가능하며, 2인 대전 플레이도 가능.

※2『동방환상향 ~ Lotus Land Story』

1998년 8월 코믹마켓에서 발표된 PC-9801용 소프트. 「동방Project」의 제4탄으로, 제2탄의 『동방봉마록』과 마찬가지로 동방 종스크롤형 탄막슈팅이다. 기체 선택이 가능해져서 레이무와 마리사 둘 중에서 고를 수 있게 되었다.

ZUN 씨:

 그 동안 학교에 거의 안 갔거든요(웃음). 대학은 최종적으로 아슬아슬한 학점으로 졸업했습니다.

소녀 취미의 원점

-PC-98판 「동방」에는 ZUN 씨다운 캐릭터의 모티브가 이 시점에서 이미 상당히 드러나는데요, 그건 어떤 부분에서 나온 건가요? 소녀만화스러운 모티브가 꽤 많다고 봅니다만.

ZUN 씨:

 소녀만화는 어린 시절엔 읽어 본 적이 없어요. 그 뒤에는 읽고 있지만요.

 캐릭터나 세계의 모티브를 다른 작품에서 끌어오거나 하고 있진 않습니다. 단순히 스스로 이런 캐릭터가 좋다 하는 걸 넣은 결과라 생각합니다.

-‘앨리스나 로리타 패션 등, 소녀 취미 같은 것의 원점은 어디 있는 걸까?’ 하고, 지금까지의 ZUN 씨의 반평생을 들으며 의문으로 생각했는데요.

ZUN 씨:

 “왜 이런 걸 좋아하세요?” 하고 물으신다면, 확실히 어렵군요…

 소녀 취미 같은 건 어린 시절엔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잘 모르겠지만, 아마 여러 게임에 이런 요소가 조금씩 나오잖아요. 그걸 흡수한 것 아닐까 합니다.

 ‘이 작품이다’ 하고 꼬집어 말할 수 있는 건 없지만, 지금까지 즐겨 온 게임이든, 만화든 조금씩 그런 요소가 있어서, 그것이 서서히 제 안에 쌓였다는 느낌일까요.

(제3회에서 계속)

 

진행자/사이토 다이치(斉藤大地)

글/이토 세이노스케(伊藤誠之介)

카메라맨/후쿠오카 료지(GEKKO)) (福岡諒祠(GEKKO))

한국어 번역/Chlorine

당시의 게임 제작은 “수수께끼 풀이 같은 것”?! ZUN 씨 최초의 코미케 참가와 최초의 「동방」(진행자 히로유키 씨는 1시간 지각 중)